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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정보/기술

[반도체 전망] HBM 시대는 끝났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사활을 건 'HBF'의 정체와 2027년 전망

by twofootdog 2026.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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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2년간 주식 시장과 산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는 단연 HBM(고대역폭메모리)이었습니다. 엔비디아의 GPU와 짝을 이루며 AI 시대를 열었던 일등 공신이죠. 그런데 최근 반도체 업계의 최전선에서는 HBM의 뒤를 이을, 아니 어쩌면 HBM을 뛰어넘을 새로운 게임체인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바로 HBF(High Bandwidth Flash, 고대역폭플래시)입니다.

"HBM도 이제 막 공부했는데 HBF는 또 뭐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이해하는 자가 2027년 이후 펼쳐질 '제2차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KAIST 김정호 교수의 통찰과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최신 움직임을 바탕으로 HBF가 왜 필연적인 미래인지, 그리고 관련 기업들의 전략은 무엇인지 아주 상세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1. 도대체 HBF가 무엇인가요? (HBM과의 결정적 차이)

HBF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HBM의 한계를 알아야 합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속도를 극대화한 메모리입니다.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용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 둘째는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날아가는 휘발성 메모리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HBF가 등장합니다. HBF는 D램이 아닌 '낸드플래시(NAND Flash)'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기술입니다.

KAIST 김정호 교수는 이 두 기술을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비유했습니다.

  • HBM = 책장 (Bookshelf): 책상 바로 옆에 있어서 책을 빨리 꺼낼 수 있지만, 꽂을 수 있는 책의 양(용량)은 적습니다.
  • HBF = 도서관 (Library): 책장보다 거리는 조금 멀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지식(데이터)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즉, HBF는 HBM보다 속도는 약간 느리지만, 용량은 10배 이상 크고 가격은 훨씬 저렴하며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거대한 저장소입니다.

 

 

 

 

 

 


2. 왜 지금 HBF인가? : '학습'에서 '추론'으로의 이동

 

지금까지 AI 시장은 모델을 똑똑하게 만드는 '학습(Training)' 단계였습니다. 이때는 데이터를 빠르게 집어넣어야 하니 속도가 빠른 HBM이 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만들어진 AI를 활용하는 '추론(Inference)'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챗GPT와 대화할 때를 생각해 보세요. AI는 우리의 과거 대화 내용, 방대한 배경지식, 맥락을 모두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KV 캐시(Key-Value Cache)'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기억해야 할 데이터양이 너무 방대해서 비싸고 용량이 적은 HBM에는 다 담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느려터진 SSD에 저장하자니 AI의 답변 속도가 느려집니다. 바로 이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HBM보다는 느리지만 SSD보다는 월등히 빠르고 용량이 큰" 중간 단계의 메모리가 절실해졌고, 그것이 바로 HBF인 것입니다.

 

 

 

 


3.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행보: 2027년 양산 목표

 

현재 HBF 시장 선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HBM의 승자'였던 SK하이닉스입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장악했던 성공 방식을 그대로 HBF에 적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 내년(2027년) 양산 목표: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구체적인 양산 시점을 제시했습니다. 이미 개발 단계에 깊숙이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 샌디스크와 연합 전선: 낸드플래시 원천 기술을 가진 미국 샌디스크(SanDisk)와 협력하여 HBF 기술 표준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표준을 만든다는 것은 곧 시장의 룰을 지배하겠다는 뜻입니다.
  •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 칩을 쌓을 때 기존 방식보다 데이터 전송 통로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낸드 적층에도 적용하여 속도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4. 삼성전자의 반격: 파운드리와 메모리의 결합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와 파운드리(위탁생산)를 동시에 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입니다. HBF 시대에는 이 강점이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 베이스 다이(Base Die) 직접 설계: HBF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맨 아래층에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 다이'가 필요합니다. 삼성전자는 자체 파운드리 공정에서 이 베이스 다이를 고객사 입맛에 맞게 직접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습니다.
  • 독자 개발 추진: 내부적으로 HBF 독자 개발을 진행 중이며, 단순 부품 공급이 아닌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 기업에 제안하고 있습니다.

 

 

 

 

 

5. 엔비디아와 2038년의 미래

 

반도체 시장의 포식자 엔비디아도 HBF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젠슨 황 CEO가 공개한 차세대 AI 아키텍처 '베라 루빈(Vera Rubin)'에는 '인퍼런스 컨텍스트 메모리 스토리지'라는 새로운 영역이 추가되었는데, 전문가들은 이곳이 HBF가 탑재될 자리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김정호 교수의 전망에 따르면, AI가 텍스트를 넘어 영상, 음성 등 멀티모달로 진화함에 따라 데이터 저장 수요가 폭증하여 2038년에는 HBF 시장 규모가 HBM을 추월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중심축이 다시 한번 이동한다는 거대한 신호입니다.

 

 

 

 

6.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

HBF는 단순한 기술 개발 소식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투자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연장: HBM 피크아웃(고점 통과) 논란이 무색하게, HBF라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메모리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2. 대한민국 기업의 독주: 적층 기술과 미세 공정이 핵심인 HBF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따라올 국가는 당분간 없습니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확실한 격차가 될 것입니다.
  3. 소부장의 낙수효과: 낸드를 수직으로 뚫고(TSV), 붙이는(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이 중요해짐에 따라 관련 장비와 소재 기업들의 수혜가 HBM 때처럼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반도체가 단순히 연산을 돕는 도구에서, 인공지능의 '기억'과 '지식'을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는 역사의 현장에 서 있습니다. 2027년, HBF가 가져올 변화를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7.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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