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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정보/[한국]경제

7조 8천억 원의 전쟁! KDDX 사업, 결국 '경쟁입찰'로 결정된 이유와 향후 전망 완벽 분석

by twofootdog 2025.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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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방위산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이자, 해군의 미래를 책임질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드디어 긴 표류를 마치고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2025년 12월 22일, 방위사업청이 내린 이 결정은 단순한 사업자 선정을 넘어, 국내 조선업계의 양대 산맥인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간의 자존심을 건 승부처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KDDX가 무엇이기에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싸우는지, 그리고 왜 '경쟁입찰' 결정이 이토록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 아주 상세하고 친절하게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1. 바다 위의 꿈, '미니 이지스함' KDDX란 무엇인가?

우선 이 사업이 왜 이렇게 중요한지 알아야 합니다. KDDX(Korea Destroyer Next Generation)는 대한민국 해군이 2030년대 영해 수호의 핵심 전력으로 삼기 위해 추진 중인 차세대 구축함 사업입니다.

총사업비만 무려 7조 8천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기존에 우리가 보유한 '세종대왕급' 이지스함보다는 조금 작아서 '미니 이지스함'이라고 불리지만, 그 내실은 훨씬 더 알찹니다. 선체부터 시작해서 적을 탐지하는 레이다, 미사일을 요격하는 전투체계까지 거의 모든 기술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여 탑재하는 '완전 국산화' 구축함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6,000톤급 규모에 '통합마스트(I-MAST)'와 '전기추진체계'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있어, K-방산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함정이 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이 사업을 누가 수주하느냐는 향후 수십 년간 대한민국 특수선(군함) 시장의 패권을 쥐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https://www.hanwha.co.kr/newsroom/media_center/news/article.do?seq=13639

 

우리나라를 수호하는 바다의 방패,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KDDX | 한화그룹

 

www.hanwha.co.kr

 

 


2. 갈등의 씨앗: 훔친 기술인가, 관례인가?

이번 논란의 핵심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사이의 뿌리 깊은 악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1) 충격적인 군사기밀 유출 사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해군본부 등을 방문해 한화오션이 만든 KDDX 개념설계도(3급 군사기밀) 등 다수의 기밀 자료를 몰래 촬영하여 빼돌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들이 훔친 자료를 사내 비밀 서버(NAS)에 보관하며 공유했고, 보안 감사가 나오면 네트워크를 끊어버리는 등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건으로 관련 직원 9명이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626113300004

 

경찰, 'KDDX 군사기밀 유출' 관련 울산지검 압수수색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과거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

www.yna.co.kr

 

2-2) 기본설계 vs 개념설계의 충돌

방위사업청의 함정 건조 사업은 통상 '개념설계 → 기본설계 →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순으로 진행됩니다.

  • 한화오션: 맨 처음 밑그림을 그리는 '개념설계'를 수행했습니다.
  • HD현대중공업: 이후 경쟁입찰을 통해 '기본설계' 사업권을 따냈습니다.

문제는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의 개념설계도를 훔친 상태에서 기본설계를 따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한화오션 측은 "도둑질한 기술로 만든 기본설계 실적을 인정해 줘서는 안 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해 왔습니다.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50226500257

 

‘기본설계’냐 ‘개념설계’냐…현대重·한화오션, ‘8조’ KDDX 수주 경쟁

고소·고발·여론전… 감정의 골 깊어진 현대重·한화오션 대승적 결단 없어 ‘구축함 건조 수 분배’가 초미 관심사 6척 韓이지스함 중 5척 건조했던 ‘현대重’ 존재감 부각 [아시아타임즈=우

www.asiatime.co.kr

 

 


3. 2년간의 표류, 그리고 대통령의 한마디

본래 방산 업계에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맡는 것'이 하나의 관례였습니다. 사업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위해서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관례를 들어 수의계약(경쟁 없이 계약)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범죄 행위가 있는 기업에 특혜(수의계약)를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경쟁입찰을 주장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이 두 주장 사이에서 장장 2년 가까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 지루한 공방을 끝낸 것은 바로 최고 결정권자의 의지였습니다. 지난 2025년 12월 5일, 이재명 대통령이 방위사업청장에게 "군사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주느니 마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 그런 것 잘 체크하라"고 직접적으로 지시했습니다.

 

사실상 기밀 유출 기업에 수의계약을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 발언 이후 방위사업청 내부의 기류는 급변했고, 결국 12월 22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지명경쟁입찰' 방식이 확정되었습니다. 

https://www.etnews.com/20251222000452

 

KDDX 경쟁입찰로…HD현대重 VS 한화오션 최종 승자는 1년 뒤

2년간 표류하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행 업체 선정 방식이 '지명경쟁입찰'로 결정됐다.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 개념설계 업체인 한화오션이 경쟁을 벌

www.etnews.com

 

 


4. HD현대중공업의 치명적 약점: '-1.8점'의 족쇄

이제 양사는 공정한 입찰을 통해 맞붙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한화오션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바로 '보안 감점' 때문입니다.

방위사업청 규정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기밀 유출 사건으로 인해 입찰 시 1.8점의 감점을 받게 됩니다. 일반적인 시험에서 1.8점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소수점 단위로 당락이 갈리는 방산 수주전에서 이는 극복 불가능한 페널티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지난 기본설계 입찰 당시 두 회사의 점수 차이는 불과 0.0565점이었습니다. 그런데 -1.8점이라는 짐을 지고 싸워야 하는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기술 점수에서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아도 수주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5. 향후 전망: 법적 분쟁과 전력화 지연 우려

이번 결정으로 한화오션은 웃고, HD현대중공업은 울상 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KDDX 사업이 순탄하게 흘러갈지는 미지수입니다.

  1. HD현대중공업의 법적 대응: 사활이 걸린 사업인 만큼, HD현대중공업이 이번 입찰 공고에 대해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사업은 또다시 중단될 수 있습니다. 
  2. 해군 전력 공백 우려: 이미 2년이나 늦어진 사업이 소송전으로 더 지연될 경우, 노후화된 구형 구축함을 대체해야 하는 해군의 전력 증강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3. 한화의 독주 체제?: 만약 한화오션이 KDDX까지 가져간다면, 잠수함과 수상함 모두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갖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국내 방산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6. 요약 및 결론

결국 이번 KDDX 사업자 선정 방식 결정은 '효율성보다는 공정성과 보안 윤리'를 선택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기본설계=상세설계'라는 관행이 '기밀 유출'이라는 범죄 행위 앞에서는 힘을 잃은 것입니다.

 

이제 공은 입찰장으로 넘어갔습니다. 과연 HD현대중공업이 -1.8점이라는 거대한 핸디캡을 극복하고 기적을 만들 수 있을지, 아니면 한화오션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며 최후의 승자가 될지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간의 다툼 속에서 우리 해군의 핵심 전력이 제때 바다에 띄워질 수 있도록 지혜로운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기술의 연속성이 중요할까요, 아니면 공정한 처벌이 우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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