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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가장 오래된 난제 중 하나였던 알츠하이머 치매 정복을 향한 여정이 2026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원인 물질을 직접 제거하는 치료제들이 시장에 안착하고 있습니다. 특히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제형의 등장과 혈액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기술의 상용화는 관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현재 글로벌 치매 약 시장을 주도하는 블록버스터 치료제들의 경쟁 구도를 분석하고, 진단부터 위탁생산(CDMO)에 이르기까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실질적인 수혜를 입을 한국과 글로벌 기업들을 심층적으로 파헤쳐 봅니다.
1. '꿈의 약'이 현실로: 레켐비와 키썬라의 전쟁
2024년 7월, 일라이 릴리의 '키썬라(성분명: 도나네맙)'가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며, 앞서 시장을 선점한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함께 본격적인 양강 구도가 형성되었습니다. 두 약물 모두 뇌 속에 축적된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여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기전을 가지고 있지만, 전략은 서로 다릅니다.

1-1) 레켐비(Leqembi): 주사를 집에서? 편의성의 혁명
레켐비는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8월, FDA가 레켐비의 피하주사(SC) 제형인 '레켐비 이클릭(Leqembi Iqlik)'을 승인하면서 게임의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 1시간 이상 정맥 주사를 맞아야 했으나, 이제는 당뇨병 주사처럼 집에서 15초 만에 자가 투여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환자의 병원 방문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처방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에자이는 2025년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73%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1-2) 키썬라(Kisunla): "다 나으면 그만 맞으세요"
후발 주자인 키썬라는 '치료 중단(Stop-dosing)'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뇌 속의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일정 수준 이하로 제거되면 투약을 멈출 수 있는 방식입니다. 임상 결과 약 1년에서 1년 반 정도 투약하면 환자의 절반 이상이 투약을 중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평생 약을 맞아야 하는 부담감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장점이 있어 경제성을 중시하는 환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2. 병목 현상을 뚫어라: 혈액 진단과 AI의 부상
치매 치료제가 아무리 좋아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그동안은 고가의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스캔이나 고통스러운 뇌척수액 검사를 해야만 알츠하이머 확진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2025년 5월, 후지레비오의 혈액 진단 키트가 FDA 승인을 받으며 '피 한 방울'로 치매를 선별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러한 진단 시장의 변화는 두 가지 투자 포인트를 시사합니다. 첫째는 저렴하고 간편한 '혈액 진단 키트' 기업의 부상이며, 둘째는 치료제 부작용을 관리하기 위한 'AI 영상 분석' 기술의 필수화입니다.

2-1) 한국 기업들의 기회: 뷰노와 피플바이오
치매 치료제는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같은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부작용 위험이 있어 정기적인 MRI 촬영이 필수적입니다. 육안으로 판독하기 어려운 미세한 이상 징후를 잡아내는 데 있어 AI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 뷰노(VUNO): 뷰노의 'DeepBrain' 솔루션은 2023년 10월 FDA 승인을 획득했습니다. 이 AI는 뇌 MRI를 분석해 뇌 위축 정도와 미세출혈을 정량화하여 의료진의 진단을 돕습니다. 미국 내 알츠하이머 치료제 처방이 늘어날수록, 뷰노의 솔루션 도입 니즈는 비례하여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 피플바이오: 혈액 내 베타 아밀로이드의 응집 정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보유한 피플바이오는 국내 시장을 넘어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후지레비오의 FDA 승인으로 혈액 진단 시장의 규제 장벽이 낮아진 점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3. 글로벌 생산 기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독주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고용량의 항체 의약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생산 설비(Capacity)가 필요합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신약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파트너는 극소수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분야의 압도적인 강자입니다. 2025년 4월 제5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습니다. 최근 공개된 1조 7천억 원 규모의 초대형 수주 계약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수요 폭발에 대비한 글로벌 제약사의 물량 확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생산 속도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치매 정복 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4. 차세대 치료제와 K-바이오의 도약
항체 주사제를 넘어, 먹는 약(경구용)이나 새로운 타겟을 공략하는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성과가 눈부십니다.

4-1) 아리바이오 (AriBio): 먹는 치매약의 선두
아리바이오는 주사가 아닌 '먹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입니다. 2026년 1월, 중국 포순제약과 약 6,300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 및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상업적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임상 3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복용 편의성을 무기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있습니다.
4-2) 아델 & 오스코텍: 사노피가 선택한 기술
아델과 오스코텍이 공동 개발한 타우 항체 'ADEL-Y01'은 2026년 1월 사노피에 최대 1조 5천억 원 규모로 기술 이전되었습니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아닌, 뇌세포 파괴의 직접적 원인인 '타우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는 이 약물은 한국 바이오 벤처의 기초 연구 역량이 글로벌 수준임을 증명했습니다.
5. 2026년 이후 시장 전망 및 투자 전략
2026년은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연구실'을 벗어나 '일상'으로 들어오는 원년입니다. 시장 조사 기관들은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여 2034년에는 330억 달러(약 45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신약 개발의 성공 여부에만 베팅하기보다는, 산업의 구조적 성장과 함께하는 '인프라' 기업에 주목해야 합니다.
- 생산: 전 세계적인 항체 의약품 쇼티지(공급 부족)를 해결할 삼성바이오로직스
- 안전 관리: 치료제 투여의 필수 동반자인 AI 진단 솔루션 뷰노
- 차세대 기술: 경구용 치료제로 시장 확장을 노리는 아리바이오와 타우 타겟의 오스코텍
치매는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닙니다. 인류가 이 거대한 산을 넘는 과정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은 전례 없는 성장의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6. 관련 뉴스 및 참고 자료
- https://www.hcplive.com/view/fda-approves-subcutaneous-lecanemab-irmb-leqembi-for-early-alzheimer-disease
- https://en.sedaily.com/technology/2026/01/07/aribio-signs-441-million-licensing-deal-with-fosun-pharma
- https://www.biospace.com/deals/sanofis-neuro-push-arrives-in-seoul-with-1b-alzheimers-play
- https://www.fda.gov/news-events/press-announcements/fda-clears-first-blood-test-used-diagnosing-alzheimers-disease
-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2131090/
- 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vuno-secures-fda-510k-clearance-for-vuno-med-deepbrain-301964014.html
- https://samsungbiologics.com/media/company-news/samsung-biologics-signs-largest-manufacturing-deal-with-asia-based-pharmaceutical-company
- https://www.precedenceresearch.com/alzheimer-therapeutics-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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